이양덕의 詩 文學
꽃이 동사처럼 올 때 본문
꽃이 동사처럼 올 때
이만섭
꽃이 동사처럼 움직이며 온다
어제 보았던 적막한 꽃이 아닌 오늘의 꽃이
바람도 없는데 눈빛의 간격을 좁히며
곰곰 좇는 골목 끝에 환하게 열리는 허공
한때 태초였던 저곳에서
천만년 간직한 고요를 제 손으로 지우며
나비의 날개를 떼어 우표를 붙이듯
함함하게 핀 꽃송이에서 분출하는 꽃잎들이
수만 겹의 선율을 키며
내부 깊은 곳까지 열고 오는데
저리도 일목요연해서
여태껏 몰랐던 속살이 눈부시다
어제 보았던 적막한 꽃이 아닌
동사처럼 움직이는 오늘의 꽃을 맞는 내가
왜 이리도 가슴이 두근거리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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