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다는 말은
그리움을 향하여 뻗어간 감나무가지에 핀 서리꽃이
흔적 없이 녹아버리는 허무한 것이 아니고
사무친 눈물로 빚어 놓은 씨알입니다
그립다는 말은
심장에 차지게 달라 붙어 콕, 찌르던 옹이 하나가
연꽃이 진흙탕속을 뚫고 나와 고결하게 피어 나듯
순수(純粹)의 언어로 생환하는 것 입니다
그립다는 말은
인고의 밤을 보내고 이슬진 새벽을 밟고 와
노란 햇살을 입에 물고
사랑의 설화을 쓰는 꽃 송이처럼
가슴에 새겨질 그 날을 기다리는 것 입니다.
200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