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외투에 대해

         

 

            

                    

 

외투에 대해 /이만섭 

  

                      

외출에서 돌아와 외투를 벗다가

창밖의 나무들를 바라본다

어깨 위에 걸린 푸른 잎사귀들 

얼마나 자족의 외투인가,

 

저들이 외투를 벗을 때면

우리는 바야흐로 외투를 걸친다

가장 가까이에 살면서도

계절이 바뀌면 상반된 옷을 입는다

 

외투를 벗고 저들이 떠난 뒤,

자족할 수 없는 우리는 

저들이 남긴 옷을 입고

아마 계절을 나는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외투를 벗어준 저들을

한 번이라도 걱정한 적이 있었던가,

 

마음에도 외투가 있다

누군가를 위로해주고 감싸주는 일은

그의 포근한 외투가 되는 일이다

 

*Joys Of The Heart - Brain Crain

 

출처 : 카프카/ 이만섭

글쓴이 : 카프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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