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쌀 두 포
쌀 두 포
이만섭
해 질 녘, 농협 마트에서
쌀 두 포를 배달해 왔다
아내가 쌀이 떨어졌다던 아침나절과는 달리
이 저녁은 마음이 든든하다
어릴 적,
저녁 굴뚝에 연기 나지 않는 집은 밥을 굶는다는
할아버지 말씀이 떠올랐다
그럴 때,
필요치 않은 허드렛물이나 끓이며
구들을 덥히던 심정은 어땠을까,
부엌에서 밥 짓는 소리 요란한 저녁,
저 소리 듣자니
든든하다 못해 마음이 뿌듯해진다
쌀 두 포가 등을 자분자분 토닥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