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시인서재}
[스크랩] 코스모스
이양덕
2008. 8. 21. 11:18
코스모스 /이만섭
그 시절,
철길은 왜 걷고싶었는지 몰라
바람은 한들한들 불어오고
방천의 끝은 쪽빛 하늘에 닿아
거기까지 가보자고 했던 게
너의 해맑은 미소만 믿고
나 혼자 걸었던 게
간이역의 기울어진 판잣집을 반환점으로 돌아왔을 때
설렘의 그늘이 보이던 쓸쓸함,
부끄러운 너는 계절 뒤꼍으로 숨어나고
바보 같은 나는 먼 하늘만 바라보았지
소녀야, 지금 거기
그때처럼 코스모스
또 피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