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질투
질투 /이만섭
그녀가 아무도 몰래 간직한 무기를
가슴에서 벼르고 있다.
쓱쓱- 그녀만의 공간에서 내는 마찰음이 더해가는 가운데
예리해지는 날,
그녀는 그렇게 갈고 난 무기를
역시 아무도 모르게 가슴 깊은 곳에 숨겼다.
그런 저물녘이었다.
외출을 하다가 빨간불이 켜진 건널목 앞에서
경찰은 행인들을 예의 주시했지만
오가는 사람들의 소통을 눈여겨볼 뿐,
그녀가 지닌 흉기에 대해서는 전혀 눈치 채지 못했을 뿐더러
아무런 관심도 없었다.
설사 그것이 발각되었다 할지라도
범법행위를 위한 예비음모라는 사실을 증명할 방법은 없었을 것이다.
사실 그녀는 가슴에 숨긴 무기를 써먹으려고
누군가를 만날 것이고
그다음에는 무기를 처음 장만했던 눈빛 시절로 되돌아가려 애쓸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지닌 무기가 스스로에세 상처를 입히고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