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시인서재}

목단꽃은 지고 / 연가(戀歌)

이양덕 2009. 5. 20. 23:03

 

 

목단꽃은 지고 / 이만섭

 

 


거기, 흙담 아래 누가 우는가,

 

흐느끼다가 흐느끼다가 말라붙은 눈물

 

너른너른 푸른 잎사귀 

 

햇빛 아래 눈부셔 휘어지는데,

 

한철 동그라미만 그리다가  

 

자홍빛으로 머물고 떠난 자취는 

 

그리움에 얼룩진 서러운 얼굴인가,

 

개개비 둥지 같은 꽃 진 자리에

 

그대의 체취가 허물처럼 쌓였네

 

꽃은 피고 지는 것을

 

꽃 질 때는 잊고 마네

 

목단꽃은 지고 오월이 가네

 

  

 

 

 

 

           

     연가(戀歌) /이만섭

 

 

  

         개심사 절마당에 핀 베롱나무 꽃  

 

         밤마다 붉은 꽃송이 머리에 이고 

 

         아무도 몰래  

 

         꽃마음 전하러 절간을 빠져나간다

 

         山門에 이는 바람 그치면

 

         사모의 마음을 

 

         먼 밖에 흐르는 강물로 뉘리라

 

         꿈길로 꿈길로 노 젓는 갈맷빛 물소리 

 

         꽃심장 헤젓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