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결한 대화법
하루하루가 대화의 연속선상에 있는 사람으로 대화의 중요성에 대해서 생각하는 바가 많다. 효과적인 대화의 방법에 대해 고민해 보기도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전달력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어떻게 하면 나의 생각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언제나 머릿속을 가득 메우고 있는 찰나, 이 책의 표지가 눈에 띈다. 카리스마 넘치는 남자의 모습에 넋을 잃은 사람들. 그의 이야기에는 어떠한 힘이 있을까. 이 책을 읽는다면 나 또한 그의 모습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다.
우선 사람들은 왜 복잡하게 말하는가? 간결함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졌다라는 주장에 수긍을 하게 된다. 이글을 쓰는 나로서도 지나치게 간단한 표현이 생각의 가벼움을 나타내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다. 목적이 모호한 경우, 생각을 정리하지 않은 경우도 일을 복잡하게 만든다. 횡설수설이라는 말이 이 상황에 적합한 말일 것이다. 지루한 강의는 들어보면 알 수 있다. 준비된 것인지 급조한 것인지.
상대를 사로잡을 수 있는 한 마디의 특징을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정리해 본다면 몇 가지로 나열 할 수 있겠다. 우선 말하고자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누구에게 전하고자 하는 것인지를 인식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함을 물론이다. 이에 더해 상황에 대한 파악을 정확히 하여 전달방식을 생각해보아야 한다.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적인 말, 통속적인 말 등도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는데, 특별할 것은 없었다. 다만 지극히 알고 있는 것들이라 중요성을 잊고 있었을 뿐.
그렇다면 간결하고 힘 있는 말하기를 할 수 있는 방법은? 혀를 나중에 움직여라. 곧 생각을 충분히 하라는 이야기다. 생각 없이 하는 말이 장황하다는 뜻이겠다. 급한 말보다 중요한 말을 먼저 하라. 상식은 최고 해결사다. 때로 상식은 모든 상황을 적절히 담고 있음을 잊는 경우가 많다. 상식을 지키면 복잡한 말도 간결하게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간결한 말도 알아들을 수 없는 외국어가 되어버릴 수 있다고 하니 유의해 두자. 이외에도 있는 그대로 말하기, 압축하여 말하기, 차분하게 말하기, 비유하여 말하기 등 여러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가장 중점을 둔 방법론적인 부분에서 풍선에 바람이 빠지듯 조금 낙담하고 말았다.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 아냐? 하는 생각 때문이다. 저자의 말대로 상식이 가장 중요한 해결임을 이 책을 읽는 과정을 통해서 인식하게 되었다고나 할까. 대단한 방법을 얻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충족되지 않았지만, 이미 알고 있던 것들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인식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었다. 목적과 방법을 알았으니, 자꾸 생각을 두고 노력을 기울일 수 있겠다.
대화는 단순한 '혀 운동'이 아닌 치밀한 뇌 활동의 결과이다. 말하기/대화법 분야에는 오늘도 약 600권에 달하는 책들이 독자의 선택을 기다린다. 저마다 다양한 요령들을 제시하지만, 그중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절대원칙이 있다. 바로 간결하게 말하라는 것. 쓸데없는 군더더기는 핵심을 흐리고 상대에 대한 불신을 가져온다. 간결함이야말로 핵심을 전달하는 명쾌한 대화법의 열쇠다. 이 책은 화술에 있어서 만고불변의 핵심인 ' 간결한 말'을 집중조명 하는 '간결함' 자체에 대한 가이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