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시인서재}
그 물녘의 새떼들을 보다
이양덕
2009. 8. 1. 10:31
그 물녘의 새떼들을 보다 /이만섭
여름 저녁 북한강
문호리 무너미* 앞마당에서 물녘을 바라본다
7시의 시곗바늘 끝에 노을 자락을 걸어놓고
뉘엿거리는 햇살을 쫓아가는 새떼들,
새떼들은 낮 동안 푸른 숲에 깃들어 있다가
해질 무렵이 되자 일제히 날아와
강물의 수면을 피아노 건반처럼 두드리고 날아오른다
그리고 입수하듯 물의 행렬 속에 합류한다
나직하고 가뿐한 날갯짓은
수천수만의 자잘한 물굽이를 이루며
여름 산 골짜기를 흘러온 초록 강물에
앞가슴에서 뽑혀나온 흰 깃털을
리트머스시험지처럼 붉게 물들이고
너푼너푼 어깨를 맞대어 자맥질하며
노을 속으로 사라져간다
정적을 꿈꾸는 찬란한 물결무늬들,
*서종면에 있는 강변 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