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시인서재}
지그시 두 눈을 감으니
이양덕
2009. 8. 13. 14:36
지그시 두 눈을 감으니 /이만섭
서녘 하늘에 날아든 새털구름이 저녁노을의 그물에 걸려 파닥거릴 때
저녁강은 왜 붉게 울어대며 하구 쪽으로 달려갔을까,
큰물 진 뒷자리에서 저녁 개부심의 옷자락이 실루엣으로 걸릴 때
창 너머에서 부르는 나직한 목소리는 누구였을까,
안개와 그리움 말고도 손에 잡히지 않고 맴도는
내가 모르는 골똘한 것이 또 있단 말인가,
명치끝에 바람이 일 때마다
물갈대처럼 서걱거리는 내 가슴의 촉수는 언제부터 자라났든가,
지그시 두 눈을 감으니 어렴풋이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