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시인서재}
물의 기도
이양덕
2009. 8. 20. 22:18
물의 기도 /이만섭
천길 벼랑을 낙하하고도
언제 그랬냐는 듯 이내 평정을 되찾는
저 근력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어떤 완곡함도 그 앞에서는
예를 갖추어 순연함을 보이나니
깊이를 잴 수 없는 심연에 정좌하고도
한 치 흐트러짐 없는 자태는
도무지 명백한 관조다
보아라,
순간의 일렁임에서 피고 지는 꽃들을,
그것조차도 생명을 위한 것임을,
그 자처하는 영원은
해와 달도 벗할 수 있음에
세상의 이치가 되고 길이 되느니
심연도 용솟음도 그 정점은 수평이다
그것이 합장이 아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