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들이 몰려온다 / 이만섭
이 환한 느낌표, 누가 아름다움이라 이름 부르는 중인가 말몰이하듯 봄바람 채찍질하며 꽃들이 몰려온다
이 아침, 그대는 목울대 높여 목련을 노래하고 나는 가슴을 펴 백합을 노래한다 우리 마음도 꽃의 정수리
에 핀다 오라, 꽃들이여 봄은 자유다 망설이지 말고 기꺼 이 오라 한 수레 가득 싣고 와도 좋고 한 고백
가득 속삭여 도 좋다 네가 피워낸 꽃자리 신생이면 족하다 누구 하나 돌보지 않는 강 언덕의 개불알꽃이면
어떻고 앉은뱅이꽃이면 또한 어떠랴, 꽃들이 피어나는 동안 뜨거워진 옥토는 씨앗을 틔워내기에 바쁘다
꽃들이 몰려온다 허공을 강타하며 창문 활짝 열어젖혀 칙칙한 공기 몰아내고 내 가슴에도 수북이 쌓이는
봄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