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 2010. 3. 15. 18:35

 

 

두견화 / 이만섭

 

 

 

봄꽃은 산골짜기에서 피어난다

 

설해목 졸가리 사이

묵은 옹이처럼 뼛속 깊이 멍든

돌부리도 어둑한 그늘에서

비알밭 소 몰고 오는 소리로

홀로 피는 사연

 

굴참나무 등걸에 부리를 씻고

밤새 애간장 태우다가

욱신거리는 가슴통 더는 견딜 수 없어

속속속속 울다가 토해놓는

연분홍 객혈

 

애틋해서 피는 꽃이 아니면

봄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