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나무 카페 / 이만섭
봄바람 살랑거리는 날 버드나무 카페가 성업 중이다 입간판 하나 없어도 강 언덕에 노랗게 벙근 산수유 발길 따라 알음알음 찾아오는 손님들 봄날이 좋긴 좋구나 연둣빛 눈썹 달고 물오른 버들개지 스륵스륵 불어오는 샛바람에 빗질하는 머릿결 햇살 비쳐 뽀얗게 일어난 솜털은 봄처녀 부푼 마음 같다 물결 자작거리는 창가에 개개비떼 먼저 와 자리 잡고 수다 떠는 몸짓도 발랄하다 강가에 마실 나왔다가 얼떨결에 들른 후두티 한 마리 혼자여서 그런지 머슥한 표정으로 마당 가를 서성이는데 연기처럼 피워 올린..물안개에 가지마다 촉촉한 나무들 차를 끓이지 않고도 버드나무 카페가 성업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