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시인서재}

애틋한 안부

이양덕 2010. 4. 22. 08:35

 

 

 

애틋한 안부/ 이만섭

 

 

 

산길을 걷다가

싸리나무 가지 툭 분질러

맨바닥에 쓰는 마음이나,

바닷가를 걷다가 모래밭에

손가락 꾹꾹 눌러

에멜무지로 쓰는 마음이나, 

저물녘 유리창에

허옇게 입김 불어

뭉툭하게 쓰는 마음이나,

그도 저도 아닌 막연함으로

뻗친 손 허공에 대고

쓰는 마음이나,

 

그립다는 말을 적고 싶을 때

안부를 묻는 장소가 따로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