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 2010. 4. 30. 13:25

     

 

 

마당/ 이만섭



평평한 땅을 밟고 서 있으면
마당이 궁금해진다
귀마다 각기 자리가 있어 그쪽으로
길을 여는 원심력으로
비어 있을수록 넉넉한 앞섶이기에
그래서 시골집 마당은 살림의 도량을 짓고
두루두루 생활을 거느리고 있다
모퉁이돌에 경배하듯
아침저녁 마당을 쓰는 내력은
저 평면이 단단해야 곳간이 듬직하다는
아버지 말씀이 아니어도
지붕의 용마루며 처마끝의 서까래가
확실히 바르게 드리워 보이고
담장은 담장대로 대문은 대문대로
흐트러짐 없이 건사하는 것이니
토방 아래 대문 앞까지
날빛 불러들인 편편함만으로도
매양 지신 밟듯 평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