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 2010. 7. 10. 07:05

 질투의  /이만섭

 

 

 

말은 안 해도 시의 사생활은 질투다

그가 얼마나 샘이 많은지.

질투 가운데서도 강샘에 속한다

시를 쓰는 이는 알리라

아름다운 것은 죄다 찾아다니며

그리운 것은 샅샅이 뒤지고 다닌다는 사실을

그리하여 독차지하고 싶은,

이기주의자가 그 자신인 것을

어디 그뿐인가, 잘난 꼴(格)을 대하면

우러러 받드는 듯해도

스윽- 밑줄 그어놓고

가슴 속에 불끈 주먹을 쥐고

가만두지 않겠다는 듯 벼르며

뭉개버릴 문장 하나 짓고 싶어 안달이다

그게 아니라면 가짜다, 위선이다,

중심에 시가 없는, 이름만 시다 

질투가 힘이 되는 나쁜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