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 2010. 8. 7. 18:29

 

 

   기다란 팔/ 이만섭

 

 

 

   그대의 기다란 팔을 잡아끌면

   덩달아 길어지는 내 팔,

   저만치 길어진 우리들의 팔이 낭창거린다

   밧줄 같은 팔을 뻗어 매듭짓는 손

   팔을 거느린 뼈들은 언제 길어졌는가,

   어느새 부챗살처럼 펴지고

   느슨한 듯 풀어 해진 듯 휘우듬해도

   손 놓지 않으려는 팽팽함이 미덥다

   마음아, 서두르지 말자

   제 발부리에 걸려 넘어진 맨바닥에 쏟아놓고

   거둬들이지 못해 흘린 눈물

   누가 닦아주던가,

   기다란 팔이 코일처럼 감겨

   가슴에 닿기까지

   정녕 팔은 넝쿨이었으니

   마음도 넝쿨을 타고 열리는 열매이겠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