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 2011. 1. 17. 09:03

 

 

 

   당신(2) /이양덕

 

 

  

    여보, 라고 부를 때 

    가만히 붉어지는 당신의 귓불

    어느덧 세월의 애잔함까지 보듬아 놓고

    분홍빛 실루엣으로 당신에게 다가가는가, 나는

    당신을 생각할 때면

    어느 한순간 기쁘지 않은 날 없고

    잔잔한 침묵마져 달빛 실은 강물 일렁거리듯

    환희로 넘실거리게 하였습니다

    사막 같은 삶 속에서  아파한 순간들 모여  

    우리가 존재해야 할 이유로 남는 것도

    당신과 나 사이에 통로가 되어 준

    사랑 충만한 말, "여보"

    그 한마디 내게 다시 돌아올 때면

    자반 고등어처럼 등이 휘어지도록 껴안고

    피워내는 소금꽃입니다.

    이제 우리의 어깨를 짓누르는 것들 잠시 내려놓고

    백설이 분분한 자작나무 숲으로 가서

    한 편의 詩가 되어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