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시인서재}

겨울 안부 /이만섭

이양덕 2011. 1. 22. 02:02

겨울 안부 /이만섭

 

 

 

지난밤으로

겨울의 매운 채찍에 쫓긴다는 전갈을 듣네

 

햇무리 걸린 하늘빛 걷어내고,

쥐똥나무 뒤에 고욤나무

고욤나무 뒤에 화살나무

화살나무 뒤에 가문비나무

층층이 기립한 나무들을 건너온 아침 햇살

 

창은 제 피부만큼 빛살 담아

방바닥에 깔아놓고

손 내밀어도 닿지 못하는

먼 밖에서 서성이는 안부를 부르네

 

말갛게 쏟아내는 온기

두 손 듬뿍 받아

무쇠같이 차갑다는 그대의 기별 위에

가만히 얹어주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