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詩밭}
나비의 꿈
이양덕
2011. 3. 17. 14:02
나비의 꿈 /
이양덕
햇살이 머문 자리마다 꽃잎은 옹아리를 하고
유채밭 이랑마다 봄꿈에 달큰한데
신새벽 우물가 앵두와 입맞춤한 바람결에
호수에 풍덩 빠진 보름달을 닮은 애자 그 가시내
밤봇짐을 쌌다고 그럴줄 알았다고 파문이 인다
가난에 도리질 치며 헐벗음을 벗어던지고
다우다 원피스와 검정고무신에 신물이나서
비쥬얼이 화려한 원피스에 하히힐을 신고
나비로 부활하여 나풀나풀 날고 싶었는데
폐조각이 떨어져나가 갈빗뼈가 휘청하도록
서울, 부산 가발공장 신발공장을 전전하며
시퍼런 입술을 잘근잘근 씹었지만
성지곡 유원지에서 마주친 그의 얼굴은 창백했다
그러나, 산통을 겪고 부화 된 나비 한마리가
깊은 눈빛으로 더듬이를 세워 지구를 품에 안고
세계지도를 펼쳐 도전장을 발송한다
드디어, 애자의 견갑골에 날개가 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