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시인서재}

기쁨의 레시피 /이만섭

이양덕 2011. 5. 22. 16:39

 

 

     기쁨의 레시피 /이만섭

 

 

 

      아침이 선물일 때가 있다

 

      낯  씻은 듯 듬뿍 머금은 촉촉함이

 

      피부 안쪽으로 베어드는 손길로 새벽을 깨워

 

      귓불을 간질이며 창에 와 노래하는 새의 부리는

 

      숨길 수 없는 기쁨 덩어리다

 

      명지바람 한 오라기에도 분피하듯 털어내는 송홧가루

 

      새순 올린 연초록 우듬지가

 

      미영새의 꽁지처럼 나붓나붓 선율을 켜는데

 

      가파른 담장의 등허리를 질끈 동이고

 

      생명의 능선을 넘어 봉오리 올린 나팔꽃도 성찬이다

 

      저 아름다운 이웃의 변주자가 되어

 

      티 없는 눈빛으로 온기 올리는 허공의 폐활량이

 

      가슴 한 상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