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시인서재}

내 몸이 뒤척일 때 내 생각은 어디에 있었는가

이양덕 2011. 8. 9. 10:11

 

 

       내 몸이 뒤척일 때 생각은 어디에 있었는가

 

       이만섭

 

 

       나는 있으나 내가 없는 몸은 누가 돌보는가,

       그쯤에서 나는 편견주의자다

       지극한듯하면서 제 뜻만을 좇으며,

       상통하는듯하면서 내외하며,

       생각의 일념이란 것도 알고 보면 독선이다

       하나같이 몸에서 나온 것인데 몸의 허락도 없이

       일방적으로 깊이를 모색하는 버릇이 있다

       그럴 때 몸의 수고로움은 더하다

       힘들고 지쳐 고단함은 껍데기처럼 덮이고

       그것을 휴식이라는 미사여구로 바꿔 쓰는 거리감이 있다

       몸은 여태껏 심신일체를 꿈꾸었거늘

       생각은 왜 이다지 분탕질인가,

       생각대로 따라나섰건만 어디쯤인가에서

       슬그머니 몸을 내려놓고 떠나온 적은 없는가,

       그럼에도 생각이 깊이를 감당하지 못할 때

       몸은 꿈속까지 따라가 뒤척여주지 않았던가,

       허물을 지어도 탓하지 않고 손 내밀어

       얼마나 많은 결례를 참아주었던가,

       생각이여, 발부리에 걸려 넘어졌을 때

       손 툴툴 털고 일어선 것은 몸뿐이었다

       그대 온전한 자유를 사랑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