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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생불(生佛)
이양덕
2012. 1. 9. 14:13
오래된 생불(生佛)
홍종화
어미개가 새끼를 11마리 낳았다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하고 털은 까칠했다
어미개가 탯줄을 잘라 먹고 새끼 똥을 먹어 치웠다
황금 꽃똥을 먹었는데 시꺼먼 설사를 해댔다
어미개가 새끼를 핥아 주었다
양수를 머금었떤 강아지들의 털이 녹차밭 같았다
어미개는 배가 홀쭉해도 젖을 먹였다
젖에서는 피가 났지만 두 눈만 껌뻑거렸다
장마 지나 개집에 곰팡이가 들이쳐도
어미개는 늘어진 젖을 드러내고 보살처럼 앉아 있었다
그렇게 오는 생불(生佛)은
아무도 몰랐다
-2012년 <유심> 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