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시인서재}

겨울 아침 ㅡ 이만섭

이양덕 2012. 1. 17. 01:04

겨울 아침/이만섭

 

 

 

말문을 열기 전

침묵이란 얼마나 성스러운가,

 

밤사이 묻어놓은 심장에서 피어 오르는

따끈따끈한 입김들

 

참새와 까치보다도

송아지와 고양이보다도

내가 맨 나중에

볼맨 입으로 하품을 올린다

 

엄습하듯 에워대는 추위를 넌지시 밀어내며

 

마당에서 살살 꼬리를 흔들며

흉내 내는 강아지

 

등진 구들을 내려놓고

굴뚝을 빠져나가는 연기도 마찬가지다

 

입김만 한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