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시인서재}

오월의 詩 - 이만섭

이양덕 2012. 5. 8. 09:40

 

 

 

 

   오월의 詩 /이만섭

 

 

   

     날마다 章마다 시편이다

     이 아침에도 눈뜨자마자 날아다니는 말간 빛들, 

     창은 투명한 허공을 복사해놓고

     눈빛을 더듬이처럼 천천히 옮기는 중인데

     나무 끝에 매달려

     바람과 노니는 연두의 춤사위는

     햇살을 타고 와서 내 이마를 짚고 간다 

     꽃의 기쁨에서 오는 것일까,

     해무처럼 밀려와 부서지는 무지개색 작은 알갱이들은

     찬란이라는 말 밖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새여!

     연두의 우듬지에서 노래하는 파랑새여, 

     이 눈부신 날에

     한 뼘씩이나 자란 나의 귀를

     너의 붉은 부리로 마구마구 쪼아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