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시인서재}
불현듯이 그대가 - 이만섭
이양덕
2012. 6. 24. 23:43
불현듯이 그대가
이만섭
불현듯이 그대가
물의 낯을 어루만지는 바람으로 오네
어디에서 오는 손길인가,
동심원으로 번지는 물결을 좇아
설렘의 실타래를 풀어놓네
마음 밖으로 난 끝 모르는
아득함으로도 그대를 지우지 못해
유리걸식을 하던 영혼인데
어느 바람이 한 점 고통도 없이
잃어버린 관성을 깨우는가,
불현듯이 그대가
나 여기에 내려놓고
다시금 그대를 지우는 저녁
심장의 피가 붉은 노을에 섞여
물길 하나 흘러놓고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