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시인서재}
나팔꽃 당신 ㅡ 이만섭
이양덕
2012. 8. 25. 09:58
나팔꽃 당신
이만섭
이 아침에 나팔꽃이 피었군요.
나팔꽃이 핀 아침은 환하고 기뻐
담장 가에서 살며시 웃어줍니다.
나팔꽃이 당신을 닮았기 때문입니다.
가냘픈 덩굴로 올라 이슬 머금고
해맑게 웃는 모습은
너무나도 사랑스럽습니다.
마디마디 여린 줄기를 감고 헤쳐 간 자취는
당신이 나와 우리 가정을 위해서
애써 피워낸 사랑입니다.
나팔꽃이라고 어찌 꽃들의 정원에서 피어나고 싶지 않겠습니까,
당신이라고 어찌 남들처럼 아름다움을 가꾸고 싶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이 아침, 나팔꽃은
울타리 안에서 화사하게 피었습니다.
당신 또한 소중한 모습으로 내 곁에 있습니다.
나팔꽃처럼 웃는 당신이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