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詩밭}
봄, 열애 ㅡ 이양덕
이양덕
2013. 3. 11. 09:25
봄, 열애 /이양덕
봄은,
발정난 고양이가 붉은 발톱을 세워 부릅뜨고 달려오네 햇살은 팔을 뻗어 헐벗은 나무들을 감싸고
그대의 가지런한 두 손에 수선화가 환하네
우리는 서로 한 송이 꽃이었으므로
무궁한 세월에도 계절의 출발점에 서서
정연한 마음으로 꽃등을 켜들고 있지 않은가
태동한 봄은 강렬한 눈빛을 쏘아대고 나는,
궁륭처럼 아늑한 품속으로 빠져들고 말았네
한 생을 두고 그대와 나 사이에
그리움의 물줄기가 유장하게 흐르듯이
계절 또한 가고 오는데
그대가 안고 온 봄은
향기 짓는 꽃의 숨결에서 시작되고
연한 새순이 나와 꽃을 보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