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시인서재}

들꽃 ㅡ 이만섭

이양덕 2013. 4. 30. 14:22

 

 

 

 

 

 

들꽃

 이만섭 

 

 

 

들꽃이라 말했나요
업둥이 부르듯 습득이 부르듯

나도 그랬나요 꽃 이름 부르지 않고

우리 모두 맞나요

 


꽃 이름 부른 적 없이
들이라는 이름 붙여 꽃을 부르는 우리는

우리에 갇혀 살지요

 

 

비바람 눈보라에도 꿋꿋이 목숨 지켜낸

착한 꽃을 물색없이 들꽃이라 부르지요

우리에 갇힌 방식이지요

 

 

그런데도 들에 꽃 피었습니다

해와 달과 별을 마주 보며

이 풍진 세월에 스스럼없이 피어

조금은 부끄럽다는 듯

 

 

하지만 그만큼의 가락으로
태평가 한 마당 부르고 싶어
비루하고 메마른 땅 촉촉이 적시는

새 아침의 가랑비 같은 꽃

 

 

꽃 이름 하나 붙여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