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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 이만섭
이양덕
2014. 5. 4. 17:14
촛불 /이만섭
한 자루 촛불이 타오르고 있다,
불꽃이 피어나는 동안
적적함이, 적적한 열망만이 사방을 에워
어떤 간절함이 물음표 하나 들고
근원에 바치는 순종의 시간에
나의 여정은
서두르지 않는 소걸음처럼
고삐가 되어준 촛불에 힘입어
드디어 밤이 이르고자 하는 자정에 도착했다,
나의 길을 옹호하며 빛이 되어준 촛불이
합장한 두 손을 거두니
어둠은 더 짙어 온전한 칠흙이 되었다,
제각각이던, 오류의 가시덤불 같은
그 많은 생각이 정산되어
촛불 밖에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