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詩밭}

겨울을 열고 - 이양덕

이양덕 2015. 1. 10. 13:14

 

 

 

 

 

 

 

 

 

          겨울을 열고

 

 

            이양덕

 

 

 

         떨고 있는 겨울을 활짝 열고

         뭉클해 질 봄 여름 가을을 만져보았다,

         꽃들이 떠나간 자리엔 피아노가 놓여 있고

         비파나무를 닮은 남자가 생각에 골똘한데

         달이 지기전 악보는 완성되고 적막은 사라지겠지

         웃음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뼛속 깊이 박혀있는 상실감이 치유되고

         먹빛 눈물을 멈추게 하는 봄꽃 아리아가 아니던가,

         돌아온 새들 환호의 휘파람을 부는데

         사람들의 가슴은 연둣빛으로 물들고

         나의 여름을 해바라기와 나팔꽃 칸나를 배경으로

         청청한 대자연을 스케치해야겠다

         침묵한 숲엔 하얀 숨결로 가득하다,

         마법에 걸린 공주는 잠에서 깨어나지 않고

         꽃을 볼 수 있게 해주겠다던 마녀가

         병아리처럼 노란 복수초가 피었다며 꼬드기는데

         빙하의 한가운데서

         눈에 파묻힌 지표면엔 붉은 피가 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