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시인서재}

간절한 꽃 ㅡ이만섭

이양덕 2015. 4. 14. 11:06









  간절한 꽃



      이만섭





     화단의 목장미가 지난겨울

     몇 날을 푸근하던 날씨에 꽃피어 붉더니

     차츰 검붉어지다가

     말로만 듣던 흙장미가 되어 있었다

     고양이가 나무 아래

     배설을 물을 감추는 장면을 목격하면서

     가까스로 숨은 꽃을 찾은 샘인데

     꽃의 요령부득이 궁금했다,

     꽃 핀 가지 이 봄에 보니

     강대나무처럼 말라죽어 있다

     어떤 전령이 앞질러 지나갔을까,

     추위 속에 개화한 이유를 알지 못하겠다

     다만 그때 꽃은 무슨 고백이나 할 것처럼

     뚫어지게 다가와

     눈 마주치기 두려웠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