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詩밭}
너의 이름을 적어 놓고 - 이양덕
이양덕
2015. 8. 5. 09:38
너의 이름을 적어놓고
이양덕
흰 종이를 물고 온 작은 새가
내 곁에 적어 놓고 간 너의 이름을
매일 오목렌즈로 보고 베끼고 읽었다
분홍 꽃잎이 흩날리던 강언덕에서
종이비행기에 이름을 적어서 날리던 자리엔
노란 하늘 나리꽃이 피어서
투명한 빛살을 혀 밑에 쏘옥 넣어주고
적막이 흐르는 괄호안에
후두두 떨어진 눈물 자국에 하얀 색칠을 하고
飛翼鳥의 눈동자를 그려넣자
별이 되어서 무지개다리를 건너오는데
비바람에 자두가 떨어지듯이
종이비행기는 난기류를 견디지 못하고
아득히 멀어졌다 다시 또렸해지는 이름여,
버들이 흐르는 물 쪽으로 푸르러간 이유를 통해
생의 까닭을 되물으며
과거 현재 미래와의 사이에서
가장 찬란해야할 오늘 이 자리에
운명도 비켜가는 별나무로 서 있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