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시인서재}

발품 - 이만섭

이양덕 2015. 8. 23. 07:02









   발품


                이만섭




      모두 길을 가는데 나는 길을 헤매고

      길 밖에 길 없는데 길 아닌 곳 없어

      십 리 길 안에도 백 리 길이 있는 것인가,


      발을 믿고 따르다가

      닳아버린 신발의 뒷굽을 본다

      새삼스럽게도 지구는 둥글고나,

      그렇지 않고 나는 안짱다리가 될 수 있을까,


      오늘도 직선코스를 휘어간다

      언제까지 나는 구태의연해야 하는 것일까,

      그렇기 때문일까 가운뎃길이 변방을 만나는 것을 목격했다


      신발의 수고로움에도

      녹봉을 얹혀주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