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詩밭}

두물머리 - 이양덕

이양덕 2016. 3. 11. 05:53











   두물머리


                             이양덕





       해 뜨는 시각도

       발원지도 각각 다르지만

       한 순간을 멈추지 않고 흘렀다,

       앙상한 바닥이 드러나고 녹조가 숨통을 조여서

       물줄기가 끊어질 듯 가늘어 졌지만

       포기하지 않고 절망을 거슬러 오르며

       무저갱처럼 들끓는 바람의 저항에도

       유장하게 흐르는 비단 물결을 보라,

       그곳에 이르면 얼싸안고 喜樂을 맛볼 테니

       강물 깊이 슬픔을 안고 흐르고 흐른다

       우리가 노란 종이배를 띄우고

       은빛 물갈퀴로 안갯속을 저어가는 것도

       태고부터 만나야할 緣이 닿았기에

       비켜갈 수 없는 것 아니겠는가,

       이제 물의 뼈에 이름을 새겨 놓고

       휘모리장단에 맞춰 덩실덩실 춤을 추자,

       해 뜰 때부터 해 질 때까지

       작은 섬에선 물새들이 푸드덕거리고

       저 돛단배 물끄러미 서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