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詩밭}

벽 앞에서 - 이양덕

이양덕 2016. 7. 7. 09:00

 

 

 

 

      壁 앞에서

 

                               이양덕

 

 

 

        사방이 벽이다,

        공포는 증폭되고 들풀도 쓰러졌다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벽에 부딪혀 울고

        벽 앞에 서 있던 사람은 벽이 되어버렸다,

        힘들 땐 달려가 몸을 기대보지만

        그곳엔 안개꽃 흰나비 슬픈 여자와 빙하가 흐르고

        자기의 이유는 나무람이 없다고 剛辯하며

        가시손으로 아픈데를 쿡쿡 찌른다,

        널 무너뜨릴 수 없다는 허탈감에

        검은 눈물은 점염병처럼 번져가지만

        그는, 단단한 벽 속에서도 심약하지 않고

        푸른 날개를 뎃생하고 입맞추고 꿈꾸면서

        적막의 한가운데서 퍼즐 맞추기에 집중한다,

        저들은 불신의 벽을 허물기 위해서

        화해의 잔을 들었지만 눈빛이 충돌하자

        고통의 파편들은 쓸어담을 수가 없고

        흰 접시엔 피멍든 꽃들의 이마가 수북한데

        햇살도 여과없이 投射하는

        거대한 벽도 반드시 무너지는 법,

        생의 궁극은 기다림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