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시인서재}
날마다 거울 - 이만섭
이양덕
2018. 7. 28. 08:53
날마다 거울
이만섭
오늘도 거울에 간다.
얼굴을 각인시키려 정면으로 돌파한다.
앙다문 입술로 던지는 질문에 대해
역시나 눈빛으로 응대할 뿐, 단 한 번이라도
고갤 젓는다거나 등을 보이지 않는 거리감이란
때론 따가운 금속성의 성질 같아도
자신도 모르게 따라나서는 것을 느낄 때
지상에도 별이 있다는 것을 문득문득 알아차릴 때가 있지
하지만 거울과의 거리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아
언제나 무풍의 표정 그대로 인 채
냉정과 열정 사이 끼어 있는 벽처럼 덤덤하기만 하지
돌이켜보면 그 모습이 그 모습인 듯 해도
어느 것 하나 허투로 놓치지 않고 낱낱이 꿰뚫고 있는 표정이란
부스스 잠 깨어 헝크러진 머리칼을 보일 때
이때다 싶게 자화상을 일러주지
고백에 가까운 질문들을 앙캐트를 조사 하듯
또박또박 얼굴을 받아쓰는 아침
사물에서 빠져나온 거울이 내부를 비추는 창문처럼
마음을 고스란히 다녀가는 것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