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시인서재}

담아보다 - 이만섭

이양덕 2019. 2. 11. 16:44





담아보다

   

                              이만섭





꽃 광주리 태두리 오직 꽃을 위해 보듬었다.

두 팔 안으로 휜 마음길이의 꼭짓점에

손과 손을 마주잡듯 너비를 동그랗게 그려놓았다.

꽃대가 꽃봉오리를 떠받치듯

가지런한 몸짓에 나도 모르게 입술을 오므린다.

어느덧 나는 주문을 거는 중,

꽃술에 닿으려는 나비의 더듬이처럼

물을 비워낸 종이컵 같은 가벼움을 내게 선물하듯

생각의 둘레를 받침으로 쓰며

그릇이 되어가는 몸으로 마음이 건너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