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시인서재}
종소리 - 이만섭
이양덕
2019. 7. 9. 08:44
종소리
이만섭
이 세상 아파하는 모든 눈물을
거두어 한곳에 모아 어깨에 걸머지고
공중을 나는 날개를 보아라,
바람도 없이 펄럭이며
허공을 박차고 나가는 낱장의 기상을 보아라,
슬픔은 사해의 형제가 되어
세상 밖으로 세상 밖으로 훠이훠이
떠난자리에
너와 내가 무욕의 벌거숭이로 남아 있으니
슬픔을 걷어낸 귀를 위로하듯
푸른 하늘도 우물물처럼 말갛게 고여 있다.
이만섭 / 1954년 전북 고창 출생. 2010년 〈경향신문〉신춘문예 당선으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