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詩밭}
다시, 오늘 - 이양덕
이양덕
2019. 7. 22. 07:04
다시, 오늘
이양덕
어제는 그림자일 뿐,
손에 잡히는 현상이 오늘이다.
무리 중에서 이탈한 독수리는
피투성이로 수 없이 벼랑 아래 몸을 던진다.
생존은 우주의 질서에 순응하는 것
허공을 채운 빗물은 곧 증발해버리지만
새들의 영역엔 변함없다.
숨 가쁘게 담벼락을 오른 담쟁이는 묻는다
내 별자리에도 분홍 입술이 찍혔는지,
톱날박힌 괴물의 말이 찌르고
신호등이 꺼지고 횡단보도가 사라졌지만
아스팔트에서 밟히고 외면당한 민들레가
(.)온점을 찍고 푸른 들판을 날아가듯이
유기한 채 살아온 날과
겹겹이 두른 결핍을 벗고, 빛나는 값을 구하며
나를 중심으로 비추는 태양을 향해
다시, 끌어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