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詩밭}

칸나에게 물었다 - 이양덕

이양덕 2019. 8. 7. 12:24


  칸나에게 물었다



                             이양덕



 

  질문은 시작되고

  꽃의 이유는 완결完結이다,

  우기에도 풀어지지 않고 온몸을 불살라

  사랑을 쏘아올린 칸나에게

  나비를 날리며 축복을 터트리는 사람들,

  낯선 거리가 울렁거리지만

  경적을 울리는 성난 자동차가 익숙해진다.

  너를 위해 울고 있는 비를 맞으며

  무엇으로 꽃을 피게 했는지 기쁨이 되었는지

  훼손된 땅을 회복하고 푸른 지평을 열어

  꽃으로 피어 있는 사유가 지난하다.

  목록에서 지워질 위기에 부딪쳤지만

  태어나기 위해 풀숲에 씨앗도 숨겨 놓았다

  나침반을 들고 뛰는 발길이 분주하다.

  한 송이 꽃이 되기 위해 질정 없이 달리는

  저를 누가 막을 수 있단 말인가,

  이글거리는 태양의 거리에서

  솟구치고 가라앉고 건져올린 위대한 생이

  살아 움직이는 화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