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詩밭}
아기 상어 지구를 떠난 후 - 이양덕
이양덕
2020. 12. 15. 17:06
아기 상어 지구를 떠난 후
-COVID- 19
이양덕
아기 상어가 떠난 지구엔
비탄에 잠겨 무너지고 있었다
부끄러움을 아는 건 자기에 대한 예의다.
날 선 콧날을 마스크가 삼키고
담글질로 길들여진
코뚜레에 꿰여 광야를 헤매이다
흰 쥐와 도깨비의 거푸집에서 잠들었다.
화들짝 놀란 창 밖엔
뿔 솟은 꽃방울이 둥 둥 떠다닌다.
안개꽃을 실은 쇄빙선은 돌아오지 못하고
외기러기 노을 위를 거닐 때
은하수에선 호박마차 날개가 부러졌다.
파란 드레스와 유리구두가 사라지고
마스크가 입술을 가두었다
빛나던 눈동자 미궁에 빠지고
연잎 초록 돛을 올리고 아기 상어를 찾아 떠났다.
코카콜라가 마스크를 불태울 떄
유리창에 검은 물방울이 흘러내렸다
슬픔 곁에 울음 삼키는
검은 고양이의 애처로운 저 눈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