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詩밭}
초콜릿 - 이양덕
이양덕
2022. 2. 5. 11:17
초콜릿
이양덕
너의 이름이
귀의 인두관을 타고 심장에 박혔을 때
치명적인 중독자가 되고 말았다.
괜찮아,
빨간 리본은 장미에게 되돌려주고
부서지고 으깨지도록 뾰족한 송곳니로 깨물어
사정없이 삼킬 시간이야
무스틀에서 깨어나
알파벳 순서대로 뛰어들어
혓바닥에서 뜨거운 불처럼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들 때
목젓이 타는 듯 실핏줄을 타고 퍼지던 순간을
목록에 적어 놓고
처음 느껴본 신비로운 맛에 취해서
후문이 보이지 않는 미로 속을 헤맸다
씁쓸함에 휩싸여서 터벅터벅 빠져나올 때까지
달고 쓰기를 반복하며 유혹하고 자극하던 넌
사랑,이었으니까
엉뚱하게 에로틱한 상상에 빠진 어릿광대 삐에로도
달콤한 초콜릿체로 혀에 비문(碑文)을 새겨놓았다
시계가 멈추기를 기다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