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詩밭}

패랭이꽃 - 이양덕

이양덕 2022. 7. 25. 10:47

 

 

 

패랭이꽃 

                 

                              이양덕

 

 

위치는 중요치 않아 

괜찮아 눈빛을 끌어당기지 못해도

모서리에 서서 사랑이 올거라고 얼굴 붉혔다.

난, 동적이야

홀딱 반해서 오도 가도 못 하도록 훔치고 말 거에요

 

나만의 빛깔

나만의 향기 

나만의 문체로 나를 쓰고 싶었다

 

무겁게 짓눌렀던 매일 매일이 떠나가고

척박한 땅 위에, 눈부심이 줄다음질 치면

아무도 모르게 일기장 속에 접어놓은 슬픈 그리움을 파란 하늘로 날려보낼 거야

 

빗 속을 걷는 허무한 표정과 독백이

거기에 닿지 못하고 먼지처럼 흩어진 자리에서

사위四圍를 에워싼 미혹迷惑을 말아 올리고

꾹 닫아걸었던 꽃문을 활짝 열었다.

 

어젯밤 꿈속에 두고 온 사랑은 이별이 아니었음을

부풀은 마디마다 핏빛을 양각해 놓은

가엾은 꽃 이야기를

소리 없이 울지 말고 들려줘요. 달콤한 기억뿐인 사랑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