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詩밭}
겨울 나비 - 이양덕
이양덕
2023. 1. 15. 11:36
겨울 나비
이양덕
한 홀이 내려와 나비를 안고
애플망고 파인애플 바나나가 없는 앙상한 바다와 바람 사이로 떠났다.
나비가 가던 그날,
부레옥잠은 나비와 첫 기억을 햇살 끝에 말리고
철새들은 높이 올라 새 이정표를 세웠다
나도 꽃이야! 수줍던 망초꽃
향기에 빠져버린 아미의 곳으로 간다네
자식을 떠나보내는 애절한 어미의 마음처럼 흰 수건을 쓰고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드는 억새꽃,
살갗을 찌르는 얼어붙은 동토 쯤이야,
봄여름 가을 겨울 잊은 적이 없었지
먼저 입성한 꽃들은 창백한 꽃술을 엮어서 숨결을 이었다
나비를 아시나요?
한 문장으로 표현해 주셔요
사랑하므로 미워할 수 없다고 하시는군요
나비의 길에서 황금날개와 황금꽃을 내미는 가면을 벗어야한다.
빨간 벙어리 장갑을 놓고 가셨군요.
따듯한 사랑을,
작은 목소리까지 들어주는
하얗게 부서지는 슬픔까지 눈부시고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