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앵글 - 이양덕
트라이앵글
이양덕
세개의 변으로 지탱할 수 있었다.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 순간에 사라지고 말
절대 음감을 위해서
수 천 번 불망치에 두들겨 맞고 담금질을 당하며
너덜거리는 불순물을 벗겨내고 잘 다듬어진
완전체를 이뤘다.
물러설 수 없는 투지로
허공을 뚫고 날아오르기 위해
달콤한 유혹을 잘라내고 맑은 소리를 고집스레 지켰다.
꼭지에 사정없이 떨림이 밀려들 때
팔을 뻗어 단단하게 붙잡았다
불협화음의 골짜기를 거슬러 주상절리가 펼처진 삼각 봉우리를 향해
트레몰로 리듬으로 숨가쁘게 올랐다.
푸른 노을 위에서 보았던 노란 별 무리가
산수유 가지에 앉아 나풀거리고
봄꽃 나무 아래서 희극 배우처럼 폭소를 터트리면서
주체할 수 없는 기쁨의 순간을 즐기는 두 사람은
삼각편대 위 카메라에 숨결을 한가득 담고,
얼음을 뚫고 꼬무락거리는 연두가
뺨을 후려치는 바람을 움켜쥐고 바위를 들어 올렸을 때
놀라웠다.
내 가슴에 파문을 일으키는 하늘과 땅 사이에서
주고 받는 물음표와 느낌표를 노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