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詩밭}

봄 언덕 오르자 하네 ㅡ 이양덕

이양덕 2024. 4. 12. 11:04

 

 

봄 언덕 오르자 하네 

 

                                               이양덕

 

 

내 봄은 더디오고

회색 그림자가 드리워있다

얼음 조각 부딪히는 소리가 빠지직 빠지직

뼈에 숭숭 구멍이 뚫렸는데

 

호수 위를 성큼성큼 걷는 봄

은비단 바람 수양버들 가지에 앉아 

연두빛 치맛자락을 펄럭이고

 

붉은 연지곤지 단장한 산나리

수줍은 열여덟이다.

 

파란 물결을 저어가는 꽃구름

폴짝폴짝 뛰어다니는

청개구리 소금쟁이가 부러워서

몽실몽실 피어오른다

 

보리피리 부는 저 아이도

도화꽃 향기에 아찔해진 봄도 팔짱끼며

진달래 언덕 오르자 재촉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