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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중년의 봄날은

이양덕 2006. 4. 20. 12:47
 
중년의 봄날은/이양덕
지천에 꽃이 흐드러지고
가슴속까지 연분홍 꽃물 들여지는 
이 황홀한 봄날에
너울거리는 꽃잎을 보면
눈시울이 붉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슬이 
잎새에 앉아 맑은 가락을 짓고
노란 햇살이 꽃잎을 어루만지는 
눈부신 봄날에
가슴은
울컥거리고
그리움이 뼛속까지 사뭇칩니다
중년의 봄날이 이토록 슬픈 것은
오누이가 손잡고 보릿고개 넘던
하얀 찔레꽃 사연, 
돌아 보면 아릿해져 오는
그 날이 
가슴목에 멍울로 맺혀있기 때문이겠지요
어느결에 
바람이 스치듯 떠나버린 사랑하는 이들
세월이 흘러도 흘러도
다정한 언어들은 귓가를 맴돌고
맑은 하늘에서 
눈물이 쏟아질것 같은
중년의 봄날이여. 
2006.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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