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전체 글 (1845)
이양덕의 詩 文學
동그라미는 모서리가 없다 /이양덕오늘이 굽이친다.풀잎 끝에 파르르 떨고 있는 이슬을 보라,동그란 얼굴이 아른거리는 이 간절함을 어쩔 것인가!사랑을 알아가는 여정에서 꽃잎처럼 나부끼는 거야깨져서 피흘리며 파편처럼 흩어질지언정 그냥 있을 순 없다 수련이 말갛게 웃는 밤 고흐의 별이 수면에 동그라미를 그리고,다 가르쳐 줄거라 생각했던 어머니는품에 안고 젖을 먹이면서도 혼돈의 生에 대해 말해주지 않았다.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사랑이었고바꿀 수도 비교할 수도 없는때문이었다무한한 사랑,장미는 찌르며 피고 진다.시도 때도 없이 솟구쳐 모서리 없는 숨골 사이를 넘나들며찬란한 빛의 세계로 몰아치는데손을 휘져어 보지만 영영 오지 않고미끄덩거리는 지느러미 속으로 빠져들었다.행단보도 앞에서 초록불을 기다리는데날 향해 건너던 ..
접시꽃 /이양덕잃어버린 기억은 하늘의 별로 떠 반짝이고봉순이 언니가슬픔을 올올이 창문에 수 놓으며 꿈꾸던 그 곳에 하얀 꽃 빨간 꽃 층층이 피어서시선을 붙들고 오래동안 놓아주지 않았다꽃 그늘에 서면 아늑한 품 속 같아서눈물이 핑돈다유월의 태양이 이글거리며엷은 꽃잎을 찌르는 빛살이 꽃혔다초록 차양으로 받아삼키며까르르 웃는 미소가 붉으스레 번지며앙금처럼 가라앉은 그리움을 불러온다접시꽃 핀 뒤란에서소꿉놀이 하는 소녀의 얼굴엔 꽃물이 들었다먼 발치에서도 발자국 소리를 알아채고선걸음에 달려와 맞아주었으며담장 밖을 갸웃거리며 손을 흔들어 배웅했다작은 풀꽃들의 외침을, 사소한 분노, 사소한 소란, 사소한 오류일 뿐이라면서검붉은 흔적을 사소한 듯 마파람으로 지워버리려는 오늘 낯꽃을 붉히며 안쓰러운 듯이 바라보는 접시꽃,
흔들리는 까닭은 /이양덕가부좌로 앉아 있어도 찌르는 생각들로흔들리는 까닭은 왜일까?꽃이 흔들리고 풀이 드러눕고나는 지독한 독감에 앓아누웠다 긁힌 가슴을 들여다 볼 수록 아프고약속한 새끼손가락은 류마티스에 걸렸다울퉁불퉁 패이고 뒤집혀 나아가지 못하고하루를 휘져어보아도 불투명해서 빈손 뿐이다흔들고, 흔들리는 건 왜일까?끊임없는 의문 속으로 몰아친다회화나무 아래서 만나자던 그는 오지 않는데펄럭이던 사진 한 장이 툭 떨어지고그림자가 뒤돌아 서서 손을 흔들었다독해할 수 없는 모호한 大陸語의 괘변에 고막에선 진물이 나고 그 말은 쓰레기 더미에 나동그라졌다산산조각나 피를 철철 흘리는안개를 몸에 두른 불온한 오늘,등뒤로 던져버리지 않고 약속을 번갈아 움켜쥐고당신은 내게로 도착하겠지,
젤리 - 달콤함 이양덕떨쳐낼 수 없는 쓸쓸이 가슴에 차오를 때영롱한 빛살과 앵초 산비쟁이 델피늄의 눈물로 빚어서두려움에 떨며 불안장애를 앓는파르란 혀 속에 뛰어들었다이 얼마나 달콤하고 촉촉한가!분홍 실루엣을 겹겹이 둘렀는데형체도 없이 스며들 줄이야저 멀리 꿀을 따던 나비 한 마리가 梨花에 날아들어 나풀거린다나도말랑하고 달콤해져 사르르 녹아들면미화된 가식 덩어리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바람과 별, 그리고 어지럽게 찍힌 지문들이굳은 날개를 힘차게 펴서 허공에 길을 내고이정표를 세우고 있다이제는말랑하고 달콤함으로 해사하고 느슨해서나의 별에 올라 사랑만을 노래할 거야바라보는 것 마다 충만해지는쇠락하지 않을,
나의 해부학解剖學 이양덕봄꽃 아래 꽃보다 환한 행락객들이 나풀거리며꽃을 대신해서 향기에 대해 꽃잎에 대해느낌을 읽는 소리로 꽃길을 가득채웠다저들은 꽃의 마음까지 읽었는지 떨어진 낙화를 보고 다음 약속을 믿었는지뿌리까지 아렸던 그 겨울의 속속들이를 알아채기나 했을까나 또한육신을 붙들고 한 생을 살아왔지만편두통에 대해 오장육부와뼛속 근골격 신경세포에 대해심장을 타고 흐르는 눈물에 대해 100만분의 1도 예측을 못하겠다신경물질 전달을 받아 통증을 느낄 때아픈 부위의 고통스러움에몸부림칠 뿐이다.찌르는 이유를 알 수 없어 슬픔이 차올라 울컥거릴 뿐평정심을 되찾기 위해 부들거리지만해법은 떠오르지 않고감정에 사로잡히고 논리에 빠져 원칙과 정당성에 갇혀서가랑잎..
[시] 나목裸木 이양덕의자엔 회색 그림자가 비스듬이 누웠는데우뚝 선 채위리안치된 탱자나무의 가시가 날 벗을 삼아 사계의 순환을 깨우쳤으니누가 알겠오,폭설이 몰아치면솜사탕 가루가 천지사방에 뿌려지고200 연식인 느티나무도 견디지 못하고 고꾸라질 번 했으니나의 무용담이 되었습니다.눈이 사그락거리는 땅 속에 뿌리 박힌 채동안거冬安居에 들었으니날선 칼의 매서움이 후려치는 것 쯤이야팔 다리가 두둑 휘어지고 꺾일 때 흔들릴 지언정 물러설 순 없었다네낭창거리는 가지를 타고 흘러내리는 통증을 견딜 땐일그러진 달빛이 유난히 오래 머물러서 한 판 겨루었지, 나의 이유는 아름답고 소중한 시간이었으나동토에 어둠이 걷힐 순간을 손모아 기도하며생명의 빛을 들어마실 때 적도의 기온이 급하강할 때였..
첫눈이 내린 그날 - 이양덕마지막 잎새 하나 대롱거리다 툭 떨굴 때당신이 올 것만 같아서 귀 세우고 기다렸는데입춘이 지나 춘설이 내린 후편지 한 장 없었던 그대가폰 주페 경기병 서곡에 맞춰서흰 말갈퀴를 휘두르며 하늘을 끌어내릴 듯이어둠을 몰아내고 눈부시게 당도했습니다.폐병쟁이 여자처럼 문 밖에 서서 발을 동동 구르는 당신에게로빛보다 빠르게 달려가서끌어안고 입맞추고 치맛자락을 펄럭거리며 덩실덩실 춤췄습니다하냥 길고 긴 그리움에 기진맥진해서 앙상해서 뼈다귀만 보이는 모가지를 거울에 비추는데더 또렷해지는 걸 알고 있나요.새록새록 선명하게 자라는 게 그리움이라니요콘크리트 바닥에 내동댕이 쳐버렸건만흰 눈 속에서 창백한 입술로 창공을 빽빽하게 채워버리다니요그대는 황홀해서 벅차다고요난! 눈동자를 굴려 꿀꺽 삼켜버렸습..
가을비 이양덕가을의 칠부능선에서 회색 물감을 퍼붓는다.쏟아지는 잿빛 눈물에 흥건하게 젖어버린, 나는빙하의 눈물이 흘러내린단 소식에남극의 펭귄 가족의 안부를 물을 수 없었다질문, 의문 부호(?)는 부끄러워 이젠 삭제했어목구멍 속으로 꿀꺽 삼킨 채 기상청의 전언에 속수무책이다.너의 말을 들려 줘?말 못해서 숨 차오름을 견뎌내는 널 보면서머리 조아리고 귀 쫑긋대며 온도을 재야했는데 먹고 마시고 버리고 무차별 파괴했어 꼭 그래야 했니 묻는데몸부림도 울부짖음도 이젠 소용없다.땀방울로 빚어서 빨갛게 익어간 과실을하나 하나 받쳐들고 쓰다듬고 입맞추며벅차오르는 환의에 흠뻑 빠져들고 싶었는데이제 그리움은 진저리치며 나동그라져버렸어,온 몸이 축축하고 손가락이 풀렸어그날..
홍옥 이양덕빨간 빛살이 쏟아진다그가 온 별에서 보낸 지시어를 눈으로 쓰나보다우주의 물질 화학 반응은 오차없어변형되지 않는다가을이 오면꽃도 나뭇잎도 푸름도 줄을 잇대어 떠나간다호르라기를 불지 않았는데순서를 정해 놓은 듯 무질서 가운데서 질서 정연하다얼마나 차분하고 가지런한가?저 곳은 사납고 엉키어서 뒤죽박죽부릅뜬 눈초리로 찔러대면 여기저기서 비명을 질러대는 구급차 혼비백산 달린다슬픔이 주르룩 흘러내리는 창 앞에 섰는데가슴 한복판에 붉은 빛살 방울방울 맺혔다.어디서 왔을까?너의 눈빛이 찾아들어 가로세로 꼭지점에 화살을 날렸다해사한 미소 머금은 넌 빨갛게 익은 홍옥 하나를 손에 꼬옥 쥐어주었다새콤달콤한 ..
너 있는 곳 어디니 이양덕궁금한 생각이 화살처럼 꽂혔어왜 알고 싶었을까마음의 끌림이겠지지극한 사랑이겠지어떻게 설명하라고 말을 하니슬픔 속에 있는 널 지켜볼 수 없기 때문이야울고 있는 널 보면 쫓아가서 눈물을 닦어주어야지팔 벌려 꼬옥 안아줘야지환하게 웃으면 알사탕을 입에 넣어줘야지널 혼자 두면 나도 혼자야우리 심장을 쪼개서 나눠가졌잖아에로스 love가 아니고초 인류애라고 부풀리지도 말자"희고 눈부신 사랑"이라 말하지 않아도그냥 부르면 머뭇거리지 말고노란 산국 향기 한아름 안고서 무지개를 열고 들어가자,